이희성 계엄사령관의 [동정일지] 내용



김용삼<월간조선 기자>



미 항공모함 종파는 계엄사에서 요청했다.
진압작전이 완료된 날, 최규하 대통령은 이희성 계엄사령관에게 진압작전을 치하하는 전화를 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최대통령에게 지휘계통을 통해 광주 작전을 보고받고 있었다는 뜻이다.

[동정일지] 자료의 의미

월간조선은 1980년 이희성 계엄 사령관(육군참모총장)의 [동정일지]를 입수했다. 이 일지는 이사령관의 재임기간을 전부 커버하고 있다. 특히 광주에 공수부대가 투입된 5월 18부터 광주 진압작전이 완료된 5월 27일까지 이희성 사령관의 시간별 일정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간단명료하게 기록된 동정일지는 언뜻 보면 무미건조한 사건의 나열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 존재하는 의미들은 간단치가 않다.
기자는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동정일지와 검찰의 [5.18 관련 사건수사결과] 자료를 통해 광주 시위와 관련한 계엄군 지휘관들의 대응, 관련한 계엄군 지휘관들의 대응, 신군부 핵심실세였던 전두환 보안사령관 겸 중앙정보부장서리의 역할 등을 추적해 보았다.
5월 18일(일). 이 날 이희성 사령관은 비상계엄 전국확대에 따른 후속조치로 전군에 소요진압부대 투입 작전명령을 하달했고, 5월 18일 새벽 1시에는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계엄포고 제10호를 발령했다.
시국이 급박하게 전개되던 오후 1시30분~3시30분 사이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주최 오찬행사가 마련되었다. 참석자는 이희성 계엄사령관, 유병현 합참의장, 해공군 참모총장, 황영시 육군참모차장, 정호용 특전사령관, 노태우 수경사령관.
이양우 변호사는 [이날 행사는 오찬과 함께 이날 자정 발령된 계엄 전국확대에 따른 계엄사령관의 훈시를 전하는 목적이었을 뿐 시위진압 등 작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전두환 장군은 중청 부장서리 자격으로 참석했다.
검찰 수사기록에 의하면 이날 전남대 앞 충돌상황을 보고받은 이희성 사령관은 김재명 작전참모부장에게 1개 공수여단의 증원을 지시했다.
김재명 작전참모부장은 오후 2시경 정호용 특전사령관 지정에 따라 11공수여단의 광주 이동 작전명령을 시달했다.
5월19일(월)은 별다른 일정이 눈에 띄지 않는다. 검찰 수사결과에 의하면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아침 8시 20분 [계엄군은 시민을 자극하지 않도록 유념하고, 유언비어 확산을 막기 위한 선무대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있었다.
5월20일(화)은 하루 종일 관리참모부장, 헌병감, 작전처장, 법무감 등의 보고가 이어졌다. 검찰 수사결과에 의하면 이날 24시경 윤흥정 전교사령관은 이희성 계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을 끌면 피차간에 유혈충돌이 일어날 것같다]며 광주에 보병부대 투입과 공수부대의 시 외곽 철수를 건의, 승인을 받았다.
5월21일(수). 이 날은 석가탄신일이자 오후에 금남로에서 11공수단의 집단발포가 있었던 날이다. 새벽 4시30분~5시45분 계엄사령관 주재로 [계엄사 대책회의]가 열렸다. 참석자는 황영시 육군참모부장, 참모장(소속불명) 및 치안 보도 계엄처장.
검찰 수사결과에 의하면 이 회의에서 계엄군을 광주시 외곽으로 전환배치하고 1개 연대 추가투입, 폭도 소탕작전은 5월23일 실시, 자위권 발동이 결정됐다.
오후 2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국방부장관 주재 회의에 참석했다. 참석자는 각군 참모총장, 유병현 합참의장, 백석주 연합사 부사령관, 진종채 2군사령관, 정초영 보안사 보안처장 이 회의에서 계엄군 외곽철수와 자위권 발동을 최종결정, 계엄사령관은 오후 7시30분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자위권 보유를 알리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진종채 2군사령관 진압작전 요청

5월 22일(목). 이 날도 하루 종일 동원참모부장, 군수참모부장, 정보참모부장 등의 보고가 이어졌다. 검찰 수사결과에 의하면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자위권 발동 대상, 시기, 방법, 결과보고 등에 관한 계엄훈령 제11호를 하달했다.
5월23일(금). 오전 8시30분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황영시 육군참모차장, 정보.작전.군수.전략기획 참모부장, 계엄사 참모장, 진종채 2군 사령관을 참석시켜 소요진압작전 계획을 논의했다.
이양우 변호사의 조사에 의하면 당시 회의에서 진종채 2군사령관은 빠른 시일 내에 계엄군을 재진입시켜 시위진압작전을 펼 것을 요청했다. 계엄사령관은 시기가 빠르다면서 5월25~26일로 광주시내 진압작전을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5월25일(일). 검찰 수사결과에 의하면 새벽 4시 계엄사령관은 김재명 작전참모부장에게 광주 재진입 작전계획 수립 지시를 내렸고 지시에 따라 육본 작전지침인 상무충정작전이 작성되었다.
이날 11시10분.12시15분 사이 전두환 보안사령관, 노태우 수경사령관이 대 계엄사령관 보고에 이어, 12시15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오찬회의가 있었다. 오찬회의에는 주영복 국방부장관, 이희성 계엄사령관, 황영시 육군참모차장, 전두환 보안사령관, 노태우 수경사령관이 참석했다.
이양우 변호사는 [이날 회의에서 주영복 국방부장관은 5월27일에 군병력 투입을 지시했고,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이 때 처음으로 계엄군의 광주 재진입작전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 날 계엄사령관이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참석시킨 이유는 북한군의 동향을 보고받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계엄군 수뇌부는 이 회의에서 광주에 계엄군을 투입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를 북한군측 도발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 해군의 증강을 요청키로 했다.
그들은 최규하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합참의장을 통해 미국 정부에 해군력 강화를 정식 요청하여 미 항공 모함이 한국 해역에 증파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날 오후 2시30분~4시20분까지 계엄사령관의 청와대 보고가 있었다. 주영복 국방부장관과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최대통령에게 광주 진압작전 계획을 보고한 후, 대통령의 현지 직접 선무활동을 건의했다.
검찰 수사결과에 의하면 오후 5시30분 최규하 대통령은 주영복 국방부장관, 김종환 내무부장관, 이희성 계엄사령관을 대동하고 광주를 방문했다. 최대통령은 진압작전을 할 경우 상당한 희생이 예상된다는 보고를 듣고 직접 전남도청에 가겠다고 주장했다. 국무위원과 군 지휘관들이 만류하자 광주시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녹음한 후 상경했다.


최대통령, 계엄사령관에게 치하 전화


5월 27일은 광주시에 계엄군이 투입되어 진압작전이 마무리 된 날이다. 이날 동정일지의 [주요전화]란에는 다음과 같은 메모가 남아 있다. [05:15 전교사령관 지휘보고 전화. 05:17 작전참모부장 지휘보고 전화 05:19 국방부장관에게 전화 보고. 05:23 각하께 전화 보고. 15:30 각하 전화]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새벽 5시23분 최규하 대통령께 광주 진압작전 사항을 전화로 보고했고, 오후 3시 30분 최대통령이 계엄사령관에게 [수고했다]는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 날 [특기사항] 부분엔 [03:30 광주 전지역 작전 개시, 15:10 도청 잔당 소탕 완료, 일반 피해 없음. 생포 약 2백 명, 아군 피해 없음]으로 기재되어 있다.
[동정일지]에 의하면 5월18일~27일 사이 전두환 중청부장처리 겸 보안사령관은 이희성 계엄사령관과 세차례 만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날짜별로는 5월 18일 오후 1시~3시30분(총장주최 오찬), 5월20일 오후 4시45분~5시30분(보안사령관 보고), 5월25일 11시10분~오후 2시30분(보안사령관 보고 및 오찬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