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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5-30

[월간지 관련기사] 민정당 박준규 대표위원 / 광주문제 민정당이 책임진다. 배병주(월간경향, 1989. 2)

본문

인터뷰 / 민정당 박준규 대표위원

'광주문제, 민정당이 책임진다'

배병주 <경향신문 월간경향기자>



  '배상'파문을 일으키며 연초 정국을 뜨겁게 만들었던 박준규 민정당 대표.  자신은 5공의 청산자가 아니라 6공의 설계자임을 강조하며, 집권 여당의 제2인자로서의 역할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6공의 설계자를 자처한 박대표의 정국운용방안을 들어 본다.

  지난날에 매달린 정치 청산해야

  지난 총선 이후 구심점마저 잃고 침체의 늪에서 표류하던 민정당의 새간판으로 등장한 박준규 대표위원. 당직개편 때의 난산과정에서 보여준 당내의 불협화음을 짐으로 안게 될 그가 흐트러진 당내의 질서를 어떻게 추스를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도 그만큼 높다.
  김영삼 민주당 총재와 함께 자유당정권 때 민주당의 「청조회」 멤버였고, 5·16후에는 청조회의 대표자격으로 공화당에 참여했던 박대표는 10대 국회때까지 6선 의원의 관록을 자랑하며, 구 공화당의 요직을 계속 역임했고, 79년에는 당 의장서리와 총재상임고문을 지내며 정치의 주무대를 누벼왔다. 이런 화려한 경력을 배경으로 8년의 정치방학 끝에 TK사단의 지원사격 아래 집권당의 얼굴로 되돌아온 것이다.
  "내가 집권여당의 대표위원이 됐을 때, 당내나 야당에서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속으로는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닌 박아무개가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할겁니다"며 말문을 연 박준규 대표는 "우리의 정치가 지난날에 너무 매달리는 것 같다"며 "권위주의 청산에 나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해는 헌정사상 처음 맞이한 여소야대 국회여서 정치적으로 퍽 어려운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먼저 지난 한해를 회고해 주시고, 대표위원이 설계하고 있는 신년정국의 설계도를 좀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정치상황은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의원내각제의 형태를 취하고 있읍니다. 그런데 지난해는 대통령 중심제의 장점도, 내각책임제의 장점도 살리지 못한 정치를 했기 때문에 혼돈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정치문화는 철저한 권위주의적 가치관에 의해 지배돼 왔고, 그 뿌리가 너무 깊었기 때문에 탈권위주의적 노력이 여야할 것 없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의 정치상황이 많이 좋아져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저는 다음 4가지 측면에서 희망이 있다고 보는 데, 첫째, 여야 4당이 각자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야당이 지금까지는 여당을 공격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읍니다만, 지금은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통일외교·북방외교에 있어서 4당이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특위 정국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어느 당도 현재의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 가지는 않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하고 있다는 점이며, 마지막으로 4당이 정권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강한 집권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4가지 희망적인 사실 이외에도 야당 지도자들이 '안정속의 개혁'을 통해 정치발전을 이룩하자는 주장도 퍽 고무적인 사실입니다."


"여당 프리미엄 포기하겠다"

  -박대표가 참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여건의 첫째조건으로 야권의 독자 노선화를 지적했읍니다. 그러나 일부 국민의 시각은 야권이 동일한 목소리를 가지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 데요.
  "나는 야권공조체제를 좋은 방향에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여당에 대립하여 3당이 뭉쳐야 한다면 3당이 합당을 해야지 왜 공조체제를 유지합니까. 공조체제는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정책연립입니다. 죽는 일이 있더라도 셋이 같이 가야 한다면, 3당이 합당을 해야지요. 그렇게되면 4당 체제가 아니라 실제로는 양당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야당을 교란시키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물론 5공 청산이나 특수한 사안에 있어서는 공조체제를 유지해야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야권공조체제를 일종의 과도기적 형태로 보고 싶습니다."
  -여소야대 국회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묘안은 무엇입니까?
  "정치권에서 혁명과 체제수호의 극단적인 대립을 배제한 중간지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위에서 4당이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기조를 존중하기 위해 여당이 가질 수 있는 프리미엄을 배제할 것입니다. 과거 여당이 가졌던 권력·조직·금력을 이용할 생각을 하지 않겠읍니다. 바꾸어 말한다면 여권의 프리미엄을 정권재창출에 이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민주화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또 우리당은 다른 3당과 같은 여건에서 비전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그 평가를 요구할 것입니다. 만약 여기서 제시하는 정책이 민주화 장정에 마이너스가 된다면 물러날 것이며, 4당 정립 정국운용에 정도로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그럼 앞서 말씀하신 이른바 여권의 프리미엄을 포기한다는 말은 민정당이 야당을 팔 각오를 하겠다는 의지표명입니까?
  "저 자신 대표위원될 때 1년을 기한으로 잡았읍니다. 왜냐하면 정권의 창출은 하늘이 정하고 국민이 정해주는 것인데, 우리의 통치자들이 이를 거역하고 계속 권력을 유지할려고 했어요. 이것이 권위주의의 유산 아닙니까. 그래서 국민이 여당을 시켜주면 여당을 할 것이고, 국민이 우리를 버리면 야당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또 노태우 대통령도 후세 사가들이 '민주화를 했고 정의사회를 건설한 대통령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저희 당직자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읍니다. 따라서 제가 대표위원으로 있는 동안은 민정당이 민주화의 기틀을 닦았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가지는 최고의 목표입니다."

"나는 6공화국의 설계자"

  -최근 여러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4당 중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민정당이 타당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읍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론은 항시 변하는 것입니다. 지금 민정당은 과거 40년의 모든  비정을 혼자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지지율이 13%라도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현 시국에선 민정당이 인기투표에서 이길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기 때문에 기존 13%의 고정기반을 발판으로 삼아 전향적으로 대처한다면 민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국에서 정부·여당이 국민들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권위주의 시대의 구습을 청산하고 민주화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정부·여당의 민주화 조치가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이에 대해 박준규 대표위원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민주화가 미흡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국민의 인권이 보장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는 사회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전적으로 보장될 때 민주사회라고 하지요. 그러나 민주란 내용은 개인이 가지는 성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읍니다. 예를 들면 노동조합이 완전히 경영권을 장악하고, 학생들이 학교를 접수하여 정부에서 돈을 내라는 행위까지 들어주어야 민주화가 됐다는 논리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민주화가 멀었다고 주장하는 논리 중 일부의 진리는 구시대의 악법을 개폐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여야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민주화가 아직 멀었다는 시각은 5공의 비정을 형사조치하지 않았다는 측면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풀이'를 끝까지 해야겠다는 이른바 재야의 목소리죠. 5공청산은 법적인 체계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민주화가 안됐다는 논리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이야기한다면 한풀이를 그만두자는 측과 한풀이를 끝까지 해야 한다는 측의 시각차가 민주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전에 박대표께서 "올해는 야당이 국민에게 아첨하고, 여론에 편승하는 일이 많았으나, 새해부터는 우리가 이것을 막아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읍니다. 이 말은 새해부터 대야공세를 강화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로 사용하신 것입니까?
"별다른 의미는 없읍니다. 이 말은 대야공세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국민관계에서 소극성을 탈피하고, 활기 넘치는 당을 만들자는 의미로 말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신년 초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풍산금속 노사분규를 강경 진압했고, 국가기관이 출연한 연구소의 노조 간부들을 연행하는 등 갑자기 강경노선으로 선회한 것 같습니다. 혹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개방화의 정책을 속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도 있읍니다. 대표위원께서는 이런 일련의 사건을 어떤 시각에서 보고 있습니까?
  "국민의 시각보다 일부 언론의 시각이겠죠. 개인적 생각입니다만, 저임금 지대에서 일어나는 노사분규일 경우, 나는 근로자의 편입니다. 그러나 월 급여 50만원 이상을 받는 사업장의 노사분규는 정상적인 노사분규로 보지 않습니다. 방위산업체·외국인 투자업체·국영연구소의 노조는 단체결성권는 있지만, 행동권은 법으로 제한하고 있읍니다. 민주주의는 법치국가 아닙니까. 지켜야 할 법을 지키지 않고 민주화가 안되었다는 발상은 과거 시대가 낳은 권위주의 시대의 발상입니다. 따라서 법의 테두리 속에서 이루어진 공권력의 개입을 '정부의 강경진압'이라고 하는 표현은 문제가 있는 거지요."
  -현재 진보정당의 결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한 말씀 해 주시죠.
  "남들은 나를 보수주의자라고 합니다만, 나는 자유주의자입니다. 나는 평소 어떤 정책을 가지고 진보와 보수진영이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를 기대해 왔읍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재야세력이 진보정당을 만든다면 대환영이죠. 조금 전 이탈리아 대통령 특사가 와서 '현재 한국의 4당은 어떤 색체를 가진 4당 체제냐'는 질문을 받고 대단히 당황했어요. 그에게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정당은 보수일색의 정당아닙니까. 과거의 인간관계….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장외세력이 진보정당을 결성할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고 봐야지요."
  -박대표께서는 진보 혹은 좌경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합니까?
  "경제적인 측면에서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하며,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구조를 흔들려는 집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의 재야는 어떤 성격을 가진  집단이라고 보십니까?
  "그들에 대한 격하는 아닙니다만, 아직도 의식적인 측면에서 정리된 상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정보기관의 정치개입 배제할 터

  -화제를 바꾸어서 한가지 묻겠습니다. 국회가 개원된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노대통령도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노대통령이 박의원을 대표위원으로 선임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합니까 ?
  "제가 저자신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읍니까? 그러나 제가 들어와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과거의 권위주의 청산이 더 빨라지고, 발상의 전환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5공의 청산자'라기 보다는 '6공의 설계자'라고 저 나름대로 정리하고 있읍니다. 그래서 정치문화가 꽃피는 시대를 만들 생각입니다."
  -朴대표위원이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몇가지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대표를 그만 두겠다"는 말을 했는데 여기서 '몇가지 목표'란 어떤 것입니까?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서는 정치가 정치권 밖에서 논의되어 왔고, 여기서 논의된 결과가 정치판에 역류해 들어오는 즉, 정치외적 요소가 정치를 좌우하는 형상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정치 형태를 배격하는데 일조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한 말이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이른바 여당에게 주어지는 프리미엄을 배제해 4당체제 하에서 정국을 지혜롭게 운영하는데 이바지하겠다는 2가지입니다."
  -'정치외적인 요소'라는 것은 이른바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런 것도 있고, 5·16과 같은 것도 포함되지요. 예를 들면…"
  박대표는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으나, "공인으로 개인적 생각을 너무 많이 이야기한다는 것은 공연한 오해를 일으킨다"며 "다음기회에 이야기하겠다"며 여기서 말꼬리를 흐렸다. 그래서 기자는 새해 정국의 관심사를 물어 보기로 했다.
  -야3당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새해 정국의 가장 큰 이슈가 노태우 대통령의 중간평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현재 민정당의 입장은 정리된 것입니까? 최근 신문보도에 따르면 89년 3월중에 중간평가를 해야한다는 견해가 당내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 87년 대통령선거 때 노후보가 중간평가는 임기를 건 신임투표임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읍니까?

지자제 야당과 협의해서 결정

  "민정당으로서 중간평가를 신임과 연계시키는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읍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이며, 어느 쪽을 택하느냐는 아직 여유와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어요. 그러나 중간평가가 현재의 안정기조를 깨뜨리고, 또 그 결과가 혼란을 가져다주어서는 안되겠다는 입장이 중간평가에 임하는 우리당의 확고한 견해입니다. 이러한 3가지 측면에서 아직 여론의 수렴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주십시오."
  -'일부에서는 중간평가를 盧대통령의 신임투표로 하되, 대신 대통령에게 국회의 해산권을 주는 것으로 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개헌인데, 그것은 헌법이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朴대표는 이런 이야기를 전혀 못 들으셨나요.
  "나도 듣고는 있습니다."
  -관훈클럽초청토론에서 朴대표께서는 '국회의원 선거법은 개정돼야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중간평가를 노대통령의 임기와 관련시키고, 국회해산권을 가지겠다는 의도가 깔린 애드벌룬이 아니냐하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까?
  "그런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때 이 문제는 이야기 안할려고 했는데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있는 정직한 이야기를 그대로 했어요. 그러나 이 문제를 우리 민정당에서 주도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또 소선거구제가 국민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어왔고, 국력의 낭비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여야가 공히 인정해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나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민정당의 대표자격으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 같은데, 이것은 개인적 차원에서 이야기 한 것이니까,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89년부터 실시하기로 한 지방자치제는 아직 여야간에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당과 야당이 가지고 있는 시각도 상당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여당이 가지고 있는 복안은 어떤 것일까?
  "실시시기·방법 등에 대한 문제는 야당과의 합의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또 사전에 그 방침을 일방적으로 설정해 놓고 야당을 무조건 설득하는 방식은 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당내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지역사정이나 과거의 실패한 경험 등을 토대로 우리 실정에 가장 바람직한 방안을 강구 중에 있읍니다. 조만간 그 결과가 우리 당안으로 확정, 발표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제 개인 생각으로는 여건상 자치단체장보다는 의회를 먼저 구성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정당인의 참여는 정치인을 제도적으로 키운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또한 지방자치제는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현재의 극히 심화된 지역당 문제가 더욱 극심해질 우려가 있고 이는 국가의 제도적인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따라서 지방자치제 실시에 앞서 지역당의 해소문제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역에 따라 1당 독재를 가져올 것입니다. 또 타락선거 등을 제도적으로 방지, 선거 후유증을 없애야 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지방자치제가 선거 범람·당리당략 등에 의해 오히려 민주발전의 무거운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물론 현명한 유권자들이 이를 극복해주리라 믿고 있읍니다만, 이와 함께 우리의 좁은 국토와 오랜 행정형태를 감안할 때 너무나 많은 자치단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가도 깊이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 차원과 정치적 차원의 差

  朴대표는 지난 연말 일간지와의 신년인터뷰에서 광주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 지금까지 여당의 당론이었던 '양시론'은 문제해결때 도움이되지 않는다는 '폭탄적 선언'을 했다. 朴대표는 이어 "광주문제의 해결을 위해 광주시민의 명예회복과 충분하고도 정중한 배상 등을 통해 열과 성의를 가지고 해결할 각오"라는 표현을 사용해 당내에서 심한 반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 문제와 관련, "정치적인 개념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명을 거부했고, 야권에서는 그의 발언은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해 그 생각이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인지를 물어보기로 했다.
  "아직까지 사실 규명이 안되었다고 야권에서 주장하고 있는데, 나는 사실규명은 다 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읍니다. 광주문제의 해결은 법률적인 차원이 아닌 정치적 차원에서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그 문제에 있어서는 더 이상 코멘트하지 않겠읍니다. 다만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이 앞으로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인데, 법률적인 차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사람이 나오는게 나로서는 답답했읍니다. 따라서 광주문제는 나 개인이나, 민정당이 책임을 지고 해결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광주문제를 조기에 진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전·최 전직 대통령이 국회에 출석하는 길 뿐이라는 생각이 야권의 주장인데요.
  "이 문제는 전前대통령이 모든 정치적 책임이 자신에게 인다고 누누이 이야기하지 않았읍니까. 좀 한국적인 너그러움을 보였으면 합니다. 그러나 국회에 나와서 생중계되는, 죽음보다 더 어려운 수모를 당하게 된다는 것을 나는 상상할 수가 없읍니다. 전前대통령의 국회증언문제는 서면이나 방문증언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백담사쪽과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러한 朴대표의 생각은 최근 광주특위에서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민정당측 위원들이 집단퇴장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통일문제만은 혼선 없어야 한다

  이와는 달리 국회의 5공비리 특위는 현재도 소위원회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검찰에서도 특별수사반을 조직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기존의 검찰조직으로는 엄청난 비리를 밝힐 수가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 특별검사제도를 도입하여 수사를 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40년간 몸체 베인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봅니다. 나도 야당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검찰을 불신하는 이유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만들어지면 첫째 국회가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것이 되고, 둘째,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검찰의 이미지를 손상시켜 검찰의 사기를 떨어뜨리게 돼요. 그래서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 보면서 국회에서 시비를 가리면 됩니다. 지금은 야대국회 아닙니까. 국회에서 법무부 장관 불신임을 결의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朴대표의 주장은 검찰을 믿고 수사를 지켜보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선다면 국회에서 야대의 힘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를 보는 견해였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는 야3당이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盧대통령이 어쩌면 중간평가를 북방정책과 관련해서 묻는 것이 아닌가하는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이야기되어 왔다. 최근 개방화의 물결 아래 정치·경제·종교 등 전 분야의 인사들이 공산권을 왕래하고 있고, 지금까지 적성국으로 지칭되던 나라와도 상주대표부까지 상호교환하는 발전을 보여왔다. 이와 관련하여 북방외교에 있어서 정치권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물어 보기로 했다.
  "통일문제에 관해서는 총선 이후 약간의 혼선이 있었읍니다만, 현재는 많이 순화되어 여야간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도 남북국회 회담의 수석대표로 참석했읍니다만, 통일문제가 센스티브하고 민감한 부분이어서 정파간의 혼동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현재 여야의 지도급 정치인들이 활발한 북방외교에 나서고 있고, 朴대표도 북방외교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관훈클럽 토론에서 밝혔습니다. 정당차원의 북방외교가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북방외교에서도 각 당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봅니다. 나도 지금 여러 공산국가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있읍니다만, 공산권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실익이 있느냐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읍니다. 지금 소련이나 중국 등은 우리의 창구가 너무 복잡해 야3당이 북방외교를 도와주는 걸 환영도 하고 바람직스럽게 생각하지만, 정부와 협의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해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