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2007-05-30
[성명서 및 유인물]서울 시민에게 드리는 글/광주 J대 교수 1980.6.1.
본문
서울시민에게 드리는 글
극악무도한 박정희일당의 폭력이 일부인사들의 끈질긴 투쟁과 그들이 민주투사들을 탄압하는데 상투적으로 이용했던 ‘절대다수의 선량한 시민학생들’이 총궐기한 부산-마산의 봉기로 타도되었습니다. 부산-마산의 봉기는 유신체제 내부의 모순과 갈등을 표면화시켜 급기야는 10.16사건으로 자체 붕괴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10.16이후 박정희의 충견 전두환일파가 도도히 밀어닥치는 심판의 물결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악적인 반동행위를 자행하여 최소한의 안전만을 구축하였으니 이른바 12.12폭거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유신잔재 청산을 위한 국민들의 노도와 같은 민주화에의 열망은 전국 방방곡곡 각 계층분야로 번져갔다. 이에 또다시 위협을 느낀 전두환일당은 세계사상 유래를 볼 수 없는 철저한 폭력반동을 시도하였으니 그것이 곧 전 세계를 경악 분노케 하는 5·17폭거였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명분은 박정희 일당이 지난 18년간 국민을 기만 탄압하는데 이용한 상투적인 것인 바 민중은 더 이상 속지 않았다. 두달간 지속된 학생시위에 시민들이 냉담하였다고 선전한 전두환 자신도 국민들이 더이상 속지 않고 항쟁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살인적 폭력을 휘둘렀다. 행정기관이나 경찰, 전투경찰, 현지병력의 자신에 대한 병력을 믿을 수 없는 전두환은 불안했다. 그래서 자신의 사병이다시피한 공수부대를 내려보냈다. 무자비하게 탄압하려고!
광주는 아비규환의 살인현장이 되었다. 처음에는 무자비한 몽둥이가 피를 튀겼다. 그러나 주권자인 국민을 벌레로 안 그의 계산은 착오였다. 미친 개 같은 그들의 만행에 시민들은 도피하거나 두려워하기는 커녕 돌과 몽둥이로 대항하며 울부짖었다. “계엄 해제” “전두환 타도”.
공수부대는 더욱 잔인해졌다. 날카로운 총검이 살을 찢고 뼈를 쪼갰다. 순결한 청년, 학생의 가슴에 배에 그들의 총검이 깊숙이 꽂혔다. 꽃다운 처녀들이 발가벗겨지고 유방이 도려지고 사지가 난자당했다. 만고풍상 다 겪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치를 떨고 울부짖으며 앙상한 손으로 공수부대원들을 꼬집고 두들기다 그들의 총검에 눈 못감고 돌아가셨다. 아주머니들이 피를 흘리며 머리채를 잡힌 채 끌려갔다. 총검에 쓰러지는 자식을 보고 대들다가 어머니마저 총검에 쓰러졌다. 제자를 보고 대들다가 노교수마저 총검에 쓰러졌다. 발가벗겨진 남녀노소가 머리에 두 손 얹고 고기처럼 실려갔다. 살인만행에 몸서리친 경찰들이 붙잡힌 사람들을 빼돌리다 공수부대원들의 총검에 쓰러졌다. 부상당한 시민들을 몰래 싣고 병원으로 달리던 택시 운전사가 총검에 쓰러져 갔다. 부상당한 시민들을 치료해주다가 병원의 기물이 부서지고 의사, 간호사들이 쓰러져 갔다. 시위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낸 시민이 총검에 쓰러져 갔다. 피신한 시위대원을 찾아서 가가호호 뛰어든 공수부대원들의 총검에 애매한 시민들이 피를 흘렸다. 널부러진 시체들은 그들에 의해 치워져서 숫자도 신원도 확인되지 못했다.
광주시민들은 용감했다. 그들의 잔인무도한 만행에도 꺾이지 않고 돌, 몽둥이, 칼, 파이프, 철근, 낫, 망치 등으로 대항했으며 마침내는 총과 수류탄, 다이나마이트로까지 무장하고 살인부대를 시외로까지 격퇴시켰다. 80만의 광주시민 중 30만명 이상이 시가지를 누비며 “계엄해제” “전두환 타도”를 외쳤다.
계엄사에서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허위선전에만 광분했다. 무장항쟁하는 시민들을 “폭도”라는 이름으로 일반 시민들과 분리시키려고 하고 자신들의 만행은 은폐시키려고 하는 저들의 야비한 기만술책은 광주시민을 격분시켰다. 조금만 물가가 올라도 매점매석에 바빴던 시민들은 생필품까지도 조금씩이라도 나누어 썼으며 폭리에만 급급했던 상인들도 재고가 바닥이 나는 순간까지 조금도 값을 올리지 않았다. 시위대들에게 음료와 식사, 담배, 침구 등 소요경비를 다투어 내놓은 시민들의 참여, 전남 일원 시, 군 주민들의 시위, 하던 일을 팽개치고 광주로 모여들어 시위에 참가한 지방민들! 그 흔한 파렴치 사건 하나 없었고 무방비상태의 은행금고에 손끝하나 대지 않은 무장시민들. 광주거주 외국인들에게 추호의 피해도 주지 않았던 무장시민들. 과연 그들이 계엄사에서 발표한대로 분순분자, 깡패, 양아채, 고정간첩 등으로 이루어진 ‘폭도’들이었을가.1 부상시민들 치료에 필요한 구급의약품들을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떠들어 대면서 군인들이 광주시를 재점령할 때까지 공급하지 않은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1 텔레비도 보카사도 아민도 그토록 잔인무도하지는 않았다. 누가 뭐라해도 이번 광주의거는 길게는 면면히 이어온 이 겨레의 자유와 정의를 위한 투쟁적 맥락에서 파악되어져야 하고, 짧게는 박정희 치하에서 끊임없이 지속되어 온 각계각층의 민주투쟁, 부마시민 봉기, 금년초의 학생,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범국민적 민주투쟁의 연속선상에서 파악되어져야 합니다.
전 시민이 하나가 되어 조직적으로 투쟁한 이번 10일간의 민주투쟁의거는 순수한 민중봉기의 발전적 형태였다.
서울 시민 여러분!
이번 광주의거를 욕되게 하려는 어떠한 기만, 책동에도 속지 마십시오. 지난 5월 17일 이후 전국적으로 만명이 넘는 민주투사들을 체포, 고문, 처형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는 전두환 일파들! 광주시에서 잔인한 살육탄압을 자행하여 관과 민, 관과 군, 군과 민의 불신을 조장하고 광주민주의거를 지역감정에 그 원인이 있는 것처럼 조작 선전하여 민족분열도 서슴치 않고 있는 전두환 일파들! 지역감정에서 비롯되었다면 왜 그런 내용을 담은 구호하나 나오지 않았을까.1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시키고 정치인들을 체포, 연금하고 어떠한 정치적 발언마저도 봉쇄해 놓고 정치발전은 예정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떠들고 있는 전두환 일파들!
국가 안보와 공공질서를 명분으로 내세운 채 국토방위에 촌각도 방심해서는 안될 국군장병들을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전하고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사병으로부터 국민을 살육한 전두환 일파를 타도하고 국민적 합의에 따른 민주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궐기합시다. 숱하게 연행되어 고문당하고 있는 광주 투사들은 바로 여러분들의 이웃입니다.
숫자도 파악되지 않고 생사확인도 안된 숱한 광주시민들의 시체에서 흐른 피가 아직 마르지 않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잔인한 총칼에 다쳐 신음하고 있는 광주시민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습니까.1
‘민주화’ ‘계엄철폐’ ‘전두환 타도’ ‘구속인사 석방’
그들은 바로 여러분의 부모, 형제요, 한 피를 나눈 배달겨레입니다.
광주시민들은 돈과 옷을 바라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광주 시민들을 돕는 길은 그들이 절규한대로 민주화를 위해 전두환 타도를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전두환 타도를 위해 서울 시민이여!! 일어섭시다!!
1980년 6월 1일
광주 J대 교수
극악무도한 박정희일당의 폭력이 일부인사들의 끈질긴 투쟁과 그들이 민주투사들을 탄압하는데 상투적으로 이용했던 ‘절대다수의 선량한 시민학생들’이 총궐기한 부산-마산의 봉기로 타도되었습니다. 부산-마산의 봉기는 유신체제 내부의 모순과 갈등을 표면화시켜 급기야는 10.16사건으로 자체 붕괴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10.16이후 박정희의 충견 전두환일파가 도도히 밀어닥치는 심판의 물결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악적인 반동행위를 자행하여 최소한의 안전만을 구축하였으니 이른바 12.12폭거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유신잔재 청산을 위한 국민들의 노도와 같은 민주화에의 열망은 전국 방방곡곡 각 계층분야로 번져갔다. 이에 또다시 위협을 느낀 전두환일당은 세계사상 유래를 볼 수 없는 철저한 폭력반동을 시도하였으니 그것이 곧 전 세계를 경악 분노케 하는 5·17폭거였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명분은 박정희 일당이 지난 18년간 국민을 기만 탄압하는데 이용한 상투적인 것인 바 민중은 더 이상 속지 않았다. 두달간 지속된 학생시위에 시민들이 냉담하였다고 선전한 전두환 자신도 국민들이 더이상 속지 않고 항쟁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살인적 폭력을 휘둘렀다. 행정기관이나 경찰, 전투경찰, 현지병력의 자신에 대한 병력을 믿을 수 없는 전두환은 불안했다. 그래서 자신의 사병이다시피한 공수부대를 내려보냈다. 무자비하게 탄압하려고!
광주는 아비규환의 살인현장이 되었다. 처음에는 무자비한 몽둥이가 피를 튀겼다. 그러나 주권자인 국민을 벌레로 안 그의 계산은 착오였다. 미친 개 같은 그들의 만행에 시민들은 도피하거나 두려워하기는 커녕 돌과 몽둥이로 대항하며 울부짖었다. “계엄 해제” “전두환 타도”.
공수부대는 더욱 잔인해졌다. 날카로운 총검이 살을 찢고 뼈를 쪼갰다. 순결한 청년, 학생의 가슴에 배에 그들의 총검이 깊숙이 꽂혔다. 꽃다운 처녀들이 발가벗겨지고 유방이 도려지고 사지가 난자당했다. 만고풍상 다 겪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치를 떨고 울부짖으며 앙상한 손으로 공수부대원들을 꼬집고 두들기다 그들의 총검에 눈 못감고 돌아가셨다. 아주머니들이 피를 흘리며 머리채를 잡힌 채 끌려갔다. 총검에 쓰러지는 자식을 보고 대들다가 어머니마저 총검에 쓰러졌다. 제자를 보고 대들다가 노교수마저 총검에 쓰러졌다. 발가벗겨진 남녀노소가 머리에 두 손 얹고 고기처럼 실려갔다. 살인만행에 몸서리친 경찰들이 붙잡힌 사람들을 빼돌리다 공수부대원들의 총검에 쓰러졌다. 부상당한 시민들을 몰래 싣고 병원으로 달리던 택시 운전사가 총검에 쓰러져 갔다. 부상당한 시민들을 치료해주다가 병원의 기물이 부서지고 의사, 간호사들이 쓰러져 갔다. 시위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낸 시민이 총검에 쓰러져 갔다. 피신한 시위대원을 찾아서 가가호호 뛰어든 공수부대원들의 총검에 애매한 시민들이 피를 흘렸다. 널부러진 시체들은 그들에 의해 치워져서 숫자도 신원도 확인되지 못했다.
광주시민들은 용감했다. 그들의 잔인무도한 만행에도 꺾이지 않고 돌, 몽둥이, 칼, 파이프, 철근, 낫, 망치 등으로 대항했으며 마침내는 총과 수류탄, 다이나마이트로까지 무장하고 살인부대를 시외로까지 격퇴시켰다. 80만의 광주시민 중 30만명 이상이 시가지를 누비며 “계엄해제” “전두환 타도”를 외쳤다.
계엄사에서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허위선전에만 광분했다. 무장항쟁하는 시민들을 “폭도”라는 이름으로 일반 시민들과 분리시키려고 하고 자신들의 만행은 은폐시키려고 하는 저들의 야비한 기만술책은 광주시민을 격분시켰다. 조금만 물가가 올라도 매점매석에 바빴던 시민들은 생필품까지도 조금씩이라도 나누어 썼으며 폭리에만 급급했던 상인들도 재고가 바닥이 나는 순간까지 조금도 값을 올리지 않았다. 시위대들에게 음료와 식사, 담배, 침구 등 소요경비를 다투어 내놓은 시민들의 참여, 전남 일원 시, 군 주민들의 시위, 하던 일을 팽개치고 광주로 모여들어 시위에 참가한 지방민들! 그 흔한 파렴치 사건 하나 없었고 무방비상태의 은행금고에 손끝하나 대지 않은 무장시민들. 광주거주 외국인들에게 추호의 피해도 주지 않았던 무장시민들. 과연 그들이 계엄사에서 발표한대로 분순분자, 깡패, 양아채, 고정간첩 등으로 이루어진 ‘폭도’들이었을가.1 부상시민들 치료에 필요한 구급의약품들을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떠들어 대면서 군인들이 광주시를 재점령할 때까지 공급하지 않은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1 텔레비도 보카사도 아민도 그토록 잔인무도하지는 않았다. 누가 뭐라해도 이번 광주의거는 길게는 면면히 이어온 이 겨레의 자유와 정의를 위한 투쟁적 맥락에서 파악되어져야 하고, 짧게는 박정희 치하에서 끊임없이 지속되어 온 각계각층의 민주투쟁, 부마시민 봉기, 금년초의 학생,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범국민적 민주투쟁의 연속선상에서 파악되어져야 합니다.
전 시민이 하나가 되어 조직적으로 투쟁한 이번 10일간의 민주투쟁의거는 순수한 민중봉기의 발전적 형태였다.
서울 시민 여러분!
이번 광주의거를 욕되게 하려는 어떠한 기만, 책동에도 속지 마십시오. 지난 5월 17일 이후 전국적으로 만명이 넘는 민주투사들을 체포, 고문, 처형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는 전두환 일파들! 광주시에서 잔인한 살육탄압을 자행하여 관과 민, 관과 군, 군과 민의 불신을 조장하고 광주민주의거를 지역감정에 그 원인이 있는 것처럼 조작 선전하여 민족분열도 서슴치 않고 있는 전두환 일파들! 지역감정에서 비롯되었다면 왜 그런 내용을 담은 구호하나 나오지 않았을까.1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시키고 정치인들을 체포, 연금하고 어떠한 정치적 발언마저도 봉쇄해 놓고 정치발전은 예정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떠들고 있는 전두환 일파들!
국가 안보와 공공질서를 명분으로 내세운 채 국토방위에 촌각도 방심해서는 안될 국군장병들을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전하고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사병으로부터 국민을 살육한 전두환 일파를 타도하고 국민적 합의에 따른 민주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궐기합시다. 숱하게 연행되어 고문당하고 있는 광주 투사들은 바로 여러분들의 이웃입니다.
숫자도 파악되지 않고 생사확인도 안된 숱한 광주시민들의 시체에서 흐른 피가 아직 마르지 않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잔인한 총칼에 다쳐 신음하고 있는 광주시민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습니까.1
‘민주화’ ‘계엄철폐’ ‘전두환 타도’ ‘구속인사 석방’
그들은 바로 여러분의 부모, 형제요, 한 피를 나눈 배달겨레입니다.
광주시민들은 돈과 옷을 바라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광주 시민들을 돕는 길은 그들이 절규한대로 민주화를 위해 전두환 타도를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전두환 타도를 위해 서울 시민이여!! 일어섭시다!!
1980년 6월 1일
광주 J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