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있는 키워드를 검색해보세요.

DRAG
CLICK
VIEW

아카이브

온라인 자료실

작성일2007-05-30

[성명서 및 유인물] 광주사태 관련 구속자 석방을 위한 메시지Ⅰ/광주사태 관련 구속자 가족 일동 1981.3.31.

본문

광주사태 구속자 전원석방을 위한 메시지(1)


- 전 국민에게 드리는 글 -



커다란 시련 속에 처한 한국사를 이대로 좌시해야 할 것인지 전국민에게 묻고자 합니다. 일제 36년간의 질곡과 민족의 비극인 분단, 피의 절규로 점철되어 온 한국 현대사의 처절한 비극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오늘까지도 끊이지 않고 게속되는 민족적 비극을, 우리 민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슬픈 역사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10.16사태 이후 우리 국민은 기필코 민주화 시대를 열어 보고자 노력을 하였으나 불행하게도 좌절되었고 일찍이 세계사에도 기록될 수 없었던 비극을 겪었습니다.

5.18광주사태는 국가의 전복을 꾀하고 정권을 탈취할 목적으로 일어났던 폭동이 아닙니다. 광주사태는 5.17비상계엄 확대조치로 투입되었던 공수부대원의 무자비한 만행 앞에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광주시민의 당연한 분노이며 항쟁이었습니다. 광주사태는 누가 뭐라고 해도 현 정부 수반인 전두환 대통령과 그 휘하 각료들, 그리고 이러한 정부를 지원하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정부는 이 모든 책임을 전남대 복적생 정동년, 운전기사 배용주, 박노정씨 등에게 씌워 사형선고를 내리고, 아직까지도 1백여명의 구속자들에게 무기, 20년, 10년, 장기징역, 유기징역으로 마무리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 구속자 가족들은 억울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어 전국민에게 구속자 전원석방을 호소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5월의 비극으로 처참하게 죽어간 영령들을 기억하고, 부상당하여 불구가 된 사람들, 연행당하여 고문과 지독한 구타에 의해 날조된 죄명으로 감옥에서 억울하게 지내고 있는 수감자들과, 아직까지도 수배되어 쫓기고 있는 많은 학생·시민들, 또 불순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나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참담한 현실과 정확한 광주사태의 진상을 알고, 진실 그대로를 널리 유포해야 하며 우리 국민이 진정한 민주화를 열망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실천으로 보여 줘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광주사태 관련 구속자와 가족들에게 무한한 관심과 성원으로 가족들이 하는 일이 성취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기도와 격려를 해주십시오.

전 국민 여러분!

우리 구속자 가족들은 생계의 위협과 당국의 감시 속에도 계속해 왔던 서명운동과 가두시위를 경험 삼아 전원 석방될 때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다할 것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1981년 3월 16일


광주사태 관련 구속자 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