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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료실

작성일2007-05-30

[성명서 및 유인물]광주사태 3주기를 맞이하여/천주교 광주대교구 사제단 1983.5.18

본문

광주사태 3주기를 맞이하여



지금 우리는 민족적 비극이었으며 국가로부터 부호를 받아야 할 국민이 국가로부터 버림을 받고, 총칼에 의하여 국민의 생명이 잔혹하게 살상, 유린된 80녀 5월 18일에 일어났던 광주사태 3주기를 맞고있다.

먼저 정의와 진리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죽어간 사람들에게 영원한 안식이 있기를 기도하며 부상자들을 비롯한 모든 시민들의 한맺힌 마음에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 하기를 빈다.

우리는 광주사태 3주기를 맞아 하느님께서 인간의 양심에 박아 주신 자유와 진실, 정의와 사랑은 어떠한 물리적 폭력이나 여하한 권세에 의해서도 말살 될 수 없으며, 이의 실현만이 민족의 밝은 앞날을 보장할 수 있다는 광주사태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며, 다시는 이같은 민족적 비극이 영원히 없기를 바란다.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본 사제단은 광주사태의 진상규명과 그 책임소재를 밝힐 것과 시민들의 복직과 복권, 학생들의 복학, 부상자에 대해서는 보상과 치료가,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합당한 예우와 보상이 주어짐으로써만이 진실을 바탕으로한 민족적 화해와 화합이 있을 수 있음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에도 광주사태의 역사적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채 은폐 왜곡됨으로써 최기식 신부의 부당한 구속과 판결, 박관현군의 죽음, 계속되는 학생소요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음성적인 탄압과 정보사찰이 가중됨으로써 시민들의 응어리진 마음이 풀려지지 않고 또 다른 불행의 불씨로 남게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민족적 비극이요 시련이었던 광주사태의 진정한 치유와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국민적 화해와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 그 책임을 지고 있는 당사자들이 속죄의 뜻으로 민족앞에 스스로의 거취를 분명히 할때 우리 사회를 분영시키고 있는 불신사조와 기회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책임정치가 구현되리라 믿는다. 또한 바른 양심에 따라 생각하고 말하며, 공동선을 위하여 함께 행동하는 권리와 알고 알릴 권리가 보장되는 참다운 언론자유가 있을때 광주사태 희생자들이 함께 지키고 함께 나아가고자 염원했던 자유 민주주의가 이 땅에 꽃피게 되리라 믿는다.

우리는 사랑과 정의, 그리고 자유와 민주주의의 신장을 위해서 어떠한 희생이라도 치루고자 했던 희생자들의 고귀한 정신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민족사의 비극이요 시련이었던 광주사태의 역사적 의의가 민족사에 수용되고, 국민 모두가 이 역사적 진술 앞에 속죄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살아갈 때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긍지가 보장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넘치는 사회가 건설되리라 확신한다.


1983년 5월 18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사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