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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5-30

[성명서 및 유인물]박관현군의 죽음을 보는 우리의 견해/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 위원회 1982. 10.18

본문

박관현군의 죽음을 보는 우리의 견해



우리는 먼저 박관헌군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며, 군을 잃은 부모님과 유족, 비탄에 잠긴 광주시민 모두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가 함께 하기를 빈다.

우리는 박관헌군이 단순히 병으로 북어간 것이 아니라, 광주교도소내의 비리 및 수감자 전체의 처우개선을 위하여 3차례 걸친 40여일간의 단식의 결과 숨진 것이기에 사태의 중대성과 심각성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많은 고문을 받고 치료를 호소하는대도 교도소 당국의 무성의, 고의적인 책임회피에 의해 죽음에 방치되어야 했던 기종도씨의 죽음 또한 박관헌군의 죽음과 같은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적으로 박관헌군과 기종도씨의 죽음은 우리 시대의 죄상에서 기인한다. 국민의 공익을 위하여 위임된 공권력이 국민의 바른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하는 도구화한 공권력 남용, 대화정치를 표방하면서도 단순히 생각이 다르다해서 박해하는 공직자들이 근시안적인 안목과 책임회피가 이런 죽음을 불러 왔다고 본다.

우리는 단순히 구호로써 끝나는 정의사회 구현이나, 고문과 보복이 있는 사회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공권력의 보호를 받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징정한 민주사회를 원한다. 또한 선전도구화한 여론 조성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가 지켜지고 바른 여론이 형성될 뿐 아니라, 민의가 그대로 반영될 때 공산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평화가 이 땅에 깃들이리라 믿는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이를 향해 매진할 수 있기 위하여 우리는 다음 사항을 요구한다.


1. 박관현 사망과 관련하여 현 광주교도소장과 구타 관련 직원을 즉각 파면하고 그 형사 책임을 물어라.

2. 기종도씨의 사인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

3. 재소자들의 바른 권리는 보장되어야 하며, 제삼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즉각 적정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

4. 광주교도소의 비인간적 처우를 개선하고 교도행정을 정상화 하라.


1982년 10월 18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