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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료실

작성일2007-05-30

[성명서 및 유인물]5.18 2주년에 즈음한 우리의 주장/광주사태가족일동 1982.5.18

본문

5·18 2주년에 즈음한 우리의 주장



민족사에 일찌기 없었던 광주 사태가 오늘로서 2주기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온국민과 광주시민, 그리고 불행을 당한 가족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광주사태의 불행은 극복되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광주사태의 명백한 진상은 은폐된 채 수사기관의 모진 고문과 엉터리 재판에 의해 진실이 아닌 내란의 혐의를 뒤집어 쓴 채 억울한 수인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16명의 관련 구속자 가족은 국민 여러분과 관계당국에 구속자의 석방을 위해 우리의 견해를 밝히고자 합니다.

복잡다기한 국제 정세와 더불어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나라의 사회적 혼란과 위기, 경제적 무질서의 혼란속에서 들추어지는 “광주사태”의 관련부분은 우리에게 5월의 비극을 잊을 수 없이하고 있습니다. 그때 그 거리를 물밀어가던 함성, 너무도 참혹했던 현장, 젊은 청년, 학생, 시민들의 죽음, 너무도 몰인정한 캐더필러에 맞닥뜨린 침묵…

이제 이런 것들을 우리는 결코 원한으로서가 아니라 반성의 눈으로 성찰해야 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그동안 온 국민의 관심과 세계 도처의 양심인들의 뜨거운 성원, 그리고 정부당국의 미온적이고 형식에 그친 조치로 광주사태는 아직도 이민족의 크나큰 비극으로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수한 총탄이 빗발치고 포연이 자욱하던 거리와 피로 물들었던 금남로의 거리는 말끔히 정돈되어 허물어진 벽이며 충탄이 뚫고 지나간 유리창은 이제 없습니다.

5월의 푸른 거리를 붉게 물들이며 억울하게 숨져간 영령들만이 망월동 공동묘지에서 한스런 눈을 부릅뜬채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간 우리 구속자 가족들은 광주사태의 진상과 억울함을 밝혀 보련느 시도를 꾸준해 해왔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동시대에 같은 겨레로 태어나 불행하게도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가슴속에 깊은 원한을 심어햐 했던 그날을 민족사에 피할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의 불행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시도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온국민과 세계의 여론이 염원하는만큼 우리가 노력한 만큼의 충분한 성과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이며 다시한번 원점으로 돌아가 모두가 성실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일련의 석방조치들은 일방적인 정부당국의 주도로 행해졌을 뿐이며, 정작 깊은 직접적 상처를 감수한 사람들의 뜻은 묵살되었으며 근본적인 치유가 아닌 일시적 부마에 치우쳤고 정부당국의 정권발판을 위한 국민적 화합을 이루려는 전기로 이용되었을 뿐입니다.

새시대를 지향한다는 현정부는 어찌하여 아직도 온국민에게 광주사태의 명백한 진상을 발표하지 않고 진실을 은폐시키려는가?

광주시민과 온 국민의 가슴을 무참히 짓밟았던 5·18의 비극의 원인을 몇몇 과격분자 내지는 무분별한 학생들의 선동탓으로만 돌리고 자신의 분명한 과오를 시인하지 않으며 국민적 화해라는 구호가 만발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옥중에는 광주사태 관련자 16명이 사태의 날조된 책임을 진채 신음하고 있음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언론의 자율과 자유를 입버릇처럼 외치는 당국은 어느 곳에도 보도되지 않은채 5·18이후 아직껏 행방불명인 아들을 가진 부모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가?

복지 국가를 지향하면서 아버지가 3년째 집에돌아오지 못한 나머지 폐허처럼 썰렁한 집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시드는 어린아이들의 눈빛을 보았는가!

총탄에 부상당해 아직도 구석의 어두운 방안에 푸른 하늘 싱그러운 자연을 그리며 시드는 젊은이를 보았는가!

가장이나 독자를 잃고 생계가 막연한 유가족의 명과 참담한 현실을 생각해 보았는가!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광주 사태의 2주기를 맞이한 오늘까지도 정부당사자는 스스로의 과오한 번 시인하지 않고서 사회적 혼란이나 학생들의 데모진압을 위해서 광주사태 사회의 불안의 표징인양 들먹이는 이유는 무엇때문인가? 과연 광주사태가 몇몇 불순분자나 학생드르이 선동으로 일어났던 것인가 다시금 당국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그때의 국무총리는 왜 직접 당사자들을 만나지도 않고 돌아가서 광주의 시민들을 폭도라고 규정지었으며 이제 우리는 5·18광주의거 2주년을 맞이하여 정부당국과 온 국민은 광주사태의 원인이 몇몇 주동자의 과오가 아닌 조국의 민주화의 기로에 즈음하여 온국민의 한결같은 임원에 군 당국의 무분별한 군사행동이 잘못 대응하여 일어난 사태였음을 솔직이 시인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진정한 의미의 전국민적 화합은 온국민의 자율과 그에 따르는 공개정치를 통해서만이 이룩됨을 인식해야 하며 이기회를 빌어 광주의거 및 학생 시위를 매도할 때마다 흔히 들먹이는 월남의 사태 및 정부당국에 의해 무작정 우방으로 지칭되는 미국에 대한 태도로 반성되어야 하리라고 봅니다.

월남에 공산주의가 스며들게된 근본적 이면에는 그 정부의 부패 및 하향식 억압적 민주주의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며 미국이 우리의 우방인 이면에는 우리 국민의 내심의 임원과 일치되는 흐름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빈다. 또한 현정부는 자신감 넘치는 튼튼한 정부이고자 한다면 아무런 망설임없이 5·18광주의거 관련 구속자 전원을 석방해야 할 것이며 또한 유가족 및 부상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직접, 간접 피해자들을 모두 5·18이전의 원상태에 복귀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 구속자 가족은 우리의 견해를 밝히고자 합니다.

1. 정부 당국은 그간의 광주의거를 불온시하는 태도를 철회하고 그 잘못이 군과 당국에 있음을 말하라.

1. 정부 당국은 전 국민적 화합을 위하여 관련자들과 더불어 왜곡된 진상을 숨김없이 백서로 다시 발표하라.

1. 관련자 및 사망자가족, 부상자들에게 국가 배상법에 비추어 정당한 보상을 행하라.

1. 새시대의 화합정신에 비추어 아직도 옥중에서 신음하고 있는 억울한 구속자 16명을 석방하라.

1. 미국은 우리의 진정한 우방이고자 한다면 광주의거가 올바르게 치유될 때까지 그 책임을 정부당국과 더불어져야 한다.


1982년 5월 18일


광주사태 가족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