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5.18의 뜨거운 민주함성이 이 땅을 울린 지도 어언 4년!

우리의 광주의거 피해자 가족들은 그동안 개인적인 고통과 한으로만 몸부림쳤던 찢어질 듯한 이 아픔을 언제까지 참고 견뎌야만 하는가.1 그리고 울어야만 하는가.1 국민 대화합과 구시대 잔재 청산, 폭력 없는 정치 등 허울 좋은 구호만 제창하는 현 정부를 바라보는 핏발서린 눈들이 있으니! 망월동에 먼저 가신 넋들은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육신의 일부분은 지금까지도 병상에서 신음해야 하는 부상자들이 있음을 아는가.1 그 날의 그 진실마저도 은폐 내지는 왜곡된 탄압의 그림자가 아직까지도 지워지지 않는 작금에 어디 가서 5.18의 상처를 보상받아야 하며, 또 살아 남은 우리들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는 역사 앞에 우리의 현실을 고하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이 땅 위에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으로 우리의 뜻을 모으며, 우리의 주장과 지각 있는 정부 책임자의 충분한 이해와 뜻있는 관계 요로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의지로써 5.18광주의거의 진상이 온 천하에 규명되고 민주열사의 영령이 역사 가운데 올바르게 평가되고 관철될 때 이 땅위에 진정한 민주주의는 꽃이 필 것이며, 이에 우리들은 민주발전의 참 밑거름이 되고 준엄한 역사의 증인으로서 5.18유가족 및 부상자, 석방자 및 그 가족 등 우리들 모두는 일치 단결하여 지하에 묻힌 원혼들의 한을 풀어 주고 바른 역사의 신장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하며 우리의 결의를 강력히 요구한다.

만약 이하의 모든 사항이 일축될 때, 우리 모두 민주회복과 인권회복에의 실천적 방향을 모색할 것을 천명한다.


결의사항

一. 5.18 광주의거에 대한 진상을 만천하에 규명하고 그에 따른 정부 책임자는 정중한 사죄를 하라.

一. 5.18 광주의거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특별 원호법에 의해 전원 보상하고 국가 원호대상자로 책정하라.

一. 제2의 살인마적 행위인 광주의거 열사들의 묘지 이장을 즉각 중지하라.

一. 광주의거 피해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기관원의 감시 및 사찰은 즉각 중지하라.

一. 5.18 관계 유가족 모임을 해산시키려는 분열 및 회유책을 즉각 철폐하라.

一. 전남지역개발협의회는 유족 및 부상자에게 지급하고 있는 생계지원비를 무조건 전원에게 일시 지급하라.


5.18 광주의거 만세!


1984년 5월 18일


5.18광주의거 유가족 및 부상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