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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료실

작성일2007-05-30

[성명서 및 유인물]광주의거 4주기를 맞이하여/천주교 광주대교구 사제단 1984.5.18

본문

광주의거 4주기를 맞이하여



5?8광주의거 4주기를 맞아 “그리스도를 내세워 우리를 화해하게 해주셨고 또 사람들은 당신과 화해시키는 임무를”(Ⅱ고린 5·18) 우리에게 맡겨주신 하느님의 명령을 따라 광주교구 사제단은 광주의거의 모든 희생자에게 맡겨주신 하느님의 명령을 따라 광주교구 사제단은 광주의거의 모든 희생자에게 명복을 빈다. 또한 모든 유가족, 부상자와 그밖에 여러가지로 아직도 고통을 당하고 있는 모든 이들과 더불어 그들의 고통에 깊은 형제적 연대감을 갖는다.

5?8광주의거 4주기에 즈음하여 이 민족적 시련에서 역사적 교훈을 진정으로 살림으로써 자유와 진실, 정의와 사랑이 넘치는 민족적 희망의 표지가 마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의거 이후 날로 악화되고 있는 불의한 현실 안에서 우리의 입장을 밝혀 진정한 민주적 화해와 일치를 향한 발걸음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화해란 저질러진 사실을 묵인하는 것이거나, 없었던 것으로 돌리자는 강자의 논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교황 성하의 광주 방문 이후 제도언론이 무책임하게 교황 성하의 발언을 왜곡·곡해하고 있는 것에 심히 우려한다. 교황 성하께서는 광주 행사에서 신앙적 차원에서 하느님 안에 「화해한 일치」를 말씀하셨고 또한 불화와 증오의 한가운데서 실천할 것을 권고하셨다.

본 교구 사제단이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천명해 온 바와 같이 광주의거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 책임 소재가 분명히 물어질 때 진실을 바탕으로 한 민족적 화해와 일치가 있을 수 있음을 거듭 촉구한다.

또한 이 의거의 희생자들인 시민들의 복권과 복직, 부상자들에 대한 보장과 치료,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합당한 예우와 보상이 주어지고 이들에 대한 감시나 탄압이 종식될 때 기본권이 중시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 땅에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민족의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고 서로를 사랑으로 용서하는 사회, 불신과 거짓을 내지 않는 정의로운 사회가 이루어 질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광주의거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그와 연루된 모든 사건을 공정히 처리하고,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라.

2. 민족적 참회의 표시로 광주의거 희생자들의 망월동 묘소를 성역화 하라.

3.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고, 이들의 항구적인 치료대책을 마련하라.

4. 해직교수와 시민들을 즉각 본래의 직장으로 복직시켜라.

5.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제도적 폭력장치로 남용되는 강제징집제도를 철폐하고 국민의 정당한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언론자유를 보장하라.


1984년 5월 18일


천주교광주대교구사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