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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5-30

[성명서 및 유인물]시국선언문-5.18광주민중봉기 4주기에 부쳐/전남대학교 민주회복 추진위원회 1984.5.24

본문

시국 선언문


- 5·18 광주민중봉기 4주기에 부쳐 -



1980년, 그통한의 아픔을 함께하는 전대학우여!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고 민주주의의 부활을 확산하기에 민주화 투쟁의 대열에 불꽃으로 투신하여 왔다. 그러나 학원의 자율화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학교당국의 기만적 행정과 간악한 무리들의 야비한 공세와 폭력적 탄압에 의해 부참히 암살되고 말았다.

무엇이 학원자율화란 말인가? 지도휴학제와 강제징집, 해직교수의 복직문제, 변태적인 학원사찰의 비민주적 요소가 잔존하고 5月의 지금이 과연 자율화란 말인가? 투쟁에서 학원의 진정한 민주화는 사회적 제모순의 해결을 통한 사회민주화의 회결되어야 하며 그 주요모순의 온상은 악랄한 폭력을 기반으로 한 현 정권이다.

아! 들리지 않는가 학우여!

4년전 이땅의 민중의 해방과 민족적·민주적 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우리 부모·형제들의 피맺힌 절규가 들려온다. 우리는 잊을수 없다. 기나긴 역사의 암흑을 뚫고 햇살이 비쳐오던 80년 5月, 민족적 민주주의와 참된 자유의 꽃봉우리를 무참히 짓뭉게버린 저 간악한 무리들의 만행을 죽어도 잊을 수 없다. 2,000여 광주시민이 꽃무덤을 짓밟고 등장한 저들은 그동안 무엇을 저질렀던가? 금남로의 난자한 선혈이 치워지기도 전에 반민족적 반민주적 기구인 국보위를 앞세워 온갖 추악한 악법들 -노동탄압법, 언론왜곡법, 집회 및 시위진압법 등을 만들고 강단의 관료적인 교수님들, 언론의 정의로운 기자들 공장의 민주노동운동가들을 강단과 직장에서 쫓아내 감옥으로 가택연금으로 감시와 억압의 사슬을 동여매었다. 극악한 저들은 그것도 부족해서 이땅의 모든 민주적 단체들을 말살하려고 광분하였다. 청개1복 노동조합, 원풍도방 노동조합, 콘트롤데이와 노동조합 등 생존권 수호를 위한 민주적 단체를 짓밟고 허울좋은 노사협의회로 노조자체를 부당하다고 획책하고 있다. 또한 간악한 저들은 끊임없이 민주를 외쳐대는 학생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정제, 교수추천제로 침묵을 강요하고 정의를 외치는 민주학우를 감옥으로 군대로 끌고갔다. 저들의 정권을 장악한지 3년동안 1,600여명의 학우가 투옥되고 465명이 강제징집당하여 그중 6명의 학우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였다. 그러면 저들은 이러한 무자비하고 간교한 폭력으로 무엇을 감추고자 했던가? 현 폭력적 군사독재정권이 등장한지 4년, 우리 사회는 병들어가고 정치 경제적 상황은 파국으로 치달려, 사천만 민중은 신음하고 있다.

70년대 한국경제는 외자의존적 수출주도형, 개바전략에 따라 무분별한 경제성장을 추구한 결과 마침내 파국에 이르고 말았으며 이를 계승한 제5공화국에 와서도 사정이 나아지기는 커녕 대외적 계속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 극적인 ‘개방경제체제’와 ‘민간주도형 경기의 화합을 내걸고 긴축정책, 중화학공업 투자의 재조정, 은행의 민영화, 수입자유화, 6·28근로인가 조치, 7·3실명제 도입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으나 이는 정명자 사건, 삼보 증권파동 경선자건등 대규모 금융부정사건만을 유발 수많은 중소기업의 도산을 결과하엿고 정치자금 확보를 위한 온갖 부조리의 추악함만 노정시켰다. 이는 현정권의 경제정책이 자신들의 물적기반 확보를 위한 특례육성기업 위주의 재벌중심 견제로써, 서민의 생존권을 생존권을 억압하는 반민중적 성격임을 대변하는 것이다. 또한 작년말 외채 총액은 401억 달러로 국민 1인당 100만원에 달하였고 1,000만 농민들은 이 빚말고도 ’83년 7월 현재 가구당 170만원의 빚을 지고 있으며 무차별한 외국농축산물 도입과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저곡가 정책은 생존권 마저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700만 노동자들은 60%가 월 10만원 미만의 저임금에 허덕이고 있으며 대부분이 농촌출신인 도시 빈민들은 사회의 공식적인 생산과정에서 배제당한채 막노동·노점상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두시 주변에 광범한 빈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대외적 예속과 대내적인 독점구조속에서 소외된 계층의 생활이 점차 피폐해질수록 대재벌, 군부고위층, 고급관료들은 날로 비대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어가고 제민주세력의 투쟁이 격렬하게 되면서 ‘국민화합’운운하며 대중선전을 위한 ‘복교, 해금, 자율화 조치’ 등 부분적이고 형식적인 민주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며, 자기정권의 정당성과 기반을 해외에 의존하며 장기적 독재기반 구축에 혈안이 되어있다.

이는 즉 미국중심의 신냉전체제의 성립과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다발 보복전략, 한·미·일 3각안보체제 확립에 성실하게 추종하며 올해안에 있을 총선을 통하여 민정당을 앞세운 일당 독재체제의 구축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상황에서 두드러진 점은 사회모순의 정치적 은폐술수이다.

첫째 : 학원문제는 자율화란 명목으로 대학교수에 떠맡기고 있다. 5·17쿠데타로 집권한 현정권의 반민주·반민중적 폭력성에 학원사태의 그 근본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내 자율화의 차원으로 축소시키며 관계언론을 동원 왜곡선전을 자행하고 있다.

둘째로 민중의 생활고의 원인을 보자면 이는 이 나라의 종속적 파행구조에 있으며, 엄청난 특혜금융대출 부동산 과점,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등 재벌위주의 경제정책에 있으며 이를 국민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

셋째로 5·18을 비롯한 그 이후 저들의 무자비한 폭력성을 은폐하기 위해 ‘폭력없는 정치’를 운운한다거나 언론을 동원하여 청소년 문제나 사회의 소비타락풍조를 부각시켜 국민의 이목을 분산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현재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비민주적 폭력의 난무와 기만적 선전과 왜곡으로 혼탁해있으며 그 근본적 원인은 현 군사독재정권의 존재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암흑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노예적인 굴종과 침묵이 우리의 소유일 수 없다.

학우여! 냉철한 이성의 혜안으로 어둠의 현실을 뚫고 찬란한 민주의 새벽을 향해 힘차게 달리자! 우리 모두 함께 일어나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대열에 서서 끝까지 싸우자! 어떠한 난관과 장벽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자!

민주화 운동만세!! 반독재 민주화 투쟁 만세!!


1984년 5월 24일


전남대학교 민주회복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