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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5-30

[월간지 관련기사] "뭉쳐서 밀어 부치면 된다고들 허지만"

본문

뭉쳐서 밀어 부치면 된다고들 허지만

광주 개인 택시 민주 기사 협의회(국민 신문, 1988.4)



「광주 개인 택시 민주 기사 협회」(이하 민기협). 어쩐지 낯설지 않다. 민기 협이 이러한 간판을 일반 앞에 내건 건 겨우 두어 달 남짓 하는데도 말이다. 광주에서는 「택시 기사」하면 어느새 "민주"라는 그립고 아쉬운 단어가 익숙하게 느껴진다.

'민주라는 나무는 피를 마시며 자란다' 는데 그들의 민주는 어떤 자양분을 필요로 했을까. 본지의 요청에 따라 이창준 회장과 김진안 총무께서 직접 국민 운동본부 사무실로 나와 주었다. 먼저 감사드린다.「민기협」의 결성에 무척 감회가 깊으실 줄 압니다.

-그렇습니다. 민기협의 주측 회원이 5.18광주 민중 항쟁에 열렬히 참여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때 희생되신 분들의 뜻을 이루며 여태껏 노력해 왔었고 그 결과로 민기협이 결성되게 된 것입니다.

민기협의 정식 발족은 언제이고 계기는 어떻게 되는지요.

-금년 1월11일입니다. 본회의 전신은 5.18참여 이후 개인택시로 독립해 결성한 '노우회'로서 친목 활동과 그 외 각 단체의 민주화 운동에 측면 지원을 해 오던 차 작년 6월 싸움과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정회원 40명과 준회원 150여명을 중심으로 좀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 되도록 하기 위해 결성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운전기사들의 의식은 매우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광주 지역은 참 특수한 곳입니다. 특히80년 광주 민중 항쟁이라는 엄청난 역사적 경험도 있습니다만 오히려 저항 정신의 근원은 훨씬 뿌리깊은 것 같습니다. 각계각층의 많은 손님을 접하면서 그들과 대화하고 토론을 하다 보니 권력 쪽의 일방적인 여론 조작도 간파하고 하나의 문제를 보는 시각이 구체적이고 종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니 자연히 의식이 높아지지 않을 수 없지요. 이런 점은 특히 의지에서 온 손님들이 자주 이야기하지요."광주 분위기는 특이하다. 꼭 다른 나라 온 느낌 이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에게 약간의 특이성이 있지요. 정보 수집이 용이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같이 언로가 막혀 있는 사회에선 그 중요성이 크지요. 앞으로 우리 민기협 에서는 기본적으로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한 활동을 전개하려 하지요.

대선 이후 여론의 흐름을 누구보다도 먼저 감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합니까.

-한마디로 "대통령은 도둑질 당했다"는 거죠. 거기에 "도둑질 당했으니 스스로 뭉쳐서 찾자"는 겁니다. 물론 실패 이유로 '단일화'문제를 제기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국민 책임 크다""언론 방송 매체의 편파성과 조작"에 대해 통감하는 분이 많이 계셔요.

이야기가 나왔으니 작년 6월 싸움과 대통령 선거 때의 활약 등을 얘기해 주시죠.

-6월 민주화 싸움은 다 아시다시피 시민 모두가 참여한 것 아닙니까. 우리들도 노우 회를 중심으로 시위대들의 측면 지원을 주로 했지요. 전경들의 이동 파악, 돌과 각목, 화염병 운반, 유인물 배포등 새벽 3-4시까지 시위대와 함께 했습니다. 그 외에 여학생과 부녀자 수송, 시위대 식사 제공, 연행 학생 구출등 헤아릴 수 없지요. 이 과정에서 많은 운전기사들이 최루탄 부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은 광주 . 전남 지역은 워낙 똘똘 뭉쳐 있어서 별 어려움은 없었습니다.「공정 선거 감시 단」「대통령 당선 추진 위원회」(물론 김대중)활동에 주력했지요.

민기협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한마디로 우리 사회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불평등과 위화감이 엄청나게 심화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공권력을 휘두른 놈들의 일반 서민들에 대한 횡포는 대단합니다. 우리 택시 기사들에 대한 횡포도 무시할 수 없죠. 80년 이후 광주는 엄청나게 교통량이 증가 한데 반하여 도로 사정은 형편없습니다. 이렇게 되니 자연히 불법 주차가 발생하게 되고 차선 위반이 빈번하게 되죠. 그러면 당장 딱지가 떼어지고 벌금형입니다. 세금 걷어들여 어디에 쓰고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요. 이 정부가 하는 짓이 다 그렇고 그렇지 만요.

당하고만 계시지 않을 텐데요.

-그래서 우리는 불편 부당한 일에는 철저히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불 복종 운동'은 단지 부당한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원천적으로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불의와 불이익 처사에는 즉각 항의하는 운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민기협을 어린애에 비유한다면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앞으로 의 활동 방향은 어떻습니까.

-우선 시급한 것이 각 사회 민주 단체와 연대하여 폭을 넓히는 것이지요. 내부적으로는 전체 회원들의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민주화는 바로 "내 주위 우리 이웃부터 "라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토론회 주1회, 월례회)요즘 같은 총선 시기에 들어서서는 대통령 선거 때의 공정 선거 감시 단의 역할인 "정보 수집"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바로 "민정 당 낙선 운동"으로 연결되고 , 손님 중에 민정 당사나 그와 유사한 단체에 가자고 하면 승차를 거절합니다. 이런 활동을 하다 보면 시당 국에 고발되어 행정 처분도 받습니다만 끄덕하지 않습니다. 주인 의식을 갖고 불평등, 불공정, 불의 한 모든 것에 철저한 불복종 운동을 실천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