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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료실

작성일2007-05-30

[월간지 관련기사] 계속되는 5.18관련 암매장 현장에서의 통곡

본문

계속되는 5.18관련 암매장 현장에서의 통곡



80년 광주 민중 항쟁 당시 공수부대의 만행에 의하여 암매장 당한 것으로 보이는 사체들이 연이어 발굴되고 있다.

1월11일에는 주남마을 야산에서 2구의 사체가 발굴 된데 이어 14일에도 주남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녹동 마을(광주직할시 월남동) 맞은편 부엉산 중턱에서 5.18당시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유골1구가 역시 주민의 제보에 의하여 확인되었다. 한편 12일에는 80년 당시 시체를 직접 암매장한 공수 부대원 출신의 시민의 제보에 의해 시체가 묻혀 있는 광주 교도소에서 발굴 작업을 계속 했다.

11일 이정빈(43세, 서울대 법의학)교수 팀에 의하여 2구의 사체가 확인된 현장은 80년 5월21일 시민들에 의하여 도청에서 쫒겨 간 11공수와 7공수가 주둔했던 광주시 동구 월남 동주남 마을 뒷산 계곡으로 이날 발굴 현장에는 정상원 용의원을 비롯한 평민 당 의원들, 광주 지검의 정경용 검사 , 윤강옥. 전계량씨 등의 5.18관련 단체 회장

5.18행방 불 명자 가족 회원, 인근 주민등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분노와 슬픔, 경악과 악몽의 순간들을 되새겼다.

이날 발굴된 사체는 인근 주민들의 80년 당시의 현장 증언, 80년 6월에도 암매장 당한 사체 2구가 발굴 현장의 인근에서 발견되었던 점, 봉분과 관이 없는 정상적인 묘가 아니라는 점, 사체의 매장 연도와 누운 형태, 그리고 군용 포대의 발견, 유류품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등으로 미루어 보아 정상적인 매장이 아닌 80년 민중 항쟁 과정에서 학살된 시체를 암매장 한 것으로 확신케 했다.

계속 내리는 겨울비 속에 "내 자식 뼈라도 내놔라", "전두환을 이 구덩이에 묻어 버리자"

"행 불자 수를 은폐. 조작하지 말라"고 때로는 분노로 외치고 때로는 슬픔으로 흐느껴야 했던 행 불자 가족들은 사체의 뼈가 정확한 검사를 위해 비닐 봉지에 넣어질 때마다 절망의 한숨을 내쉬면서 어디에 선가 살아 있기를 바라는 마지막 염원이 무너지는 듯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계속되는 행방 불 명자 수의 조작과 은폐 기도에도 불구하고 암매장 현장이 속속 발굴되고 있는 과정에서 광주의 비극을 보면서 다음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미 신고된 행 불자 수의 은폐 조작은 제 2의 광주 학살이라는 사실이다.

80년 이후 폭도 가족이라는 계속된 탄압과 사회의 굴절된 냉대 속에서 가족을 잃고도 피해 의식에 살아야 했던 행 불자 가족들에 대한 현 정권의 진실된 사과는 차치 하고서라도 이번에 신고된 행 불자는 정확하고도 객관적인 사실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 이번 심사 결과에서 5.18과 관련이 없다고 최종 결정이 되어도 정부는 응당 행 불자를 찾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지난날 전두환 정권이 온갖 물리적 탄압으로 행 불자 가족들의 입을 막아 왔고 현 노태우 정권이 또다시 회유와 기만적 방법으로 더 이상 암매장이 없다는 지금까지의 거짓된 주장만을 확인하려는 의도에서 이번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명백한 제2의 광주 학살이며, 또한 계속되는 암매장 발굴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행 불자 가족에게 자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명분과 조작된 자료를 가지고 5.18관련자의 죽음이 아니라는 기만술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 두고 싶다.

둘째, 현정권은 유가족이나 부상자등 5.18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 5.18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 운운 이전에 스스로 암매장 장소를 공개하여야 하고 5월 관련 단체 역시 어떠한 수준의 보상금 지급을 주장하기보다는 행 불자의 5.18관련 여부를 확인하는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현정권은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드러난 광주 학살을 현상에 그치는 선에서 광주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급급하고 있으며 광주 항쟁에 대한 평가 역시 역사성이나 민족의 정통성 그리고 정의에 입각해서라기보다는 간혹 일어날 수도 있는 하나의 「사건」내지는 단순한「비극」으로 축소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현정권은 이러한 반 미주적 반민족적 행위에서 벗어나 광주 문제의 정확한 진상 규명과 함께 암매장 장소를 스스로 공개하고 발굴하는데 앞장을 서야 한다. 뿐만 아니라 5.18관련 단체도 학살 정권과 피해자 보상금 액수를 협상하거나 광주 진상이 채 규명되기도 전에 광주 항쟁의 전국적 축제를 주장하기보다는 광주 민중 항쟁이 갖는 민주화와 자주화 통일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확고한 실천력을 계승하여 학살 자 처단과 외세 축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한다.

셋째, 80년 당시 학살에 직접 참여했거나 시신을 암매장한 장교와 사병들은 지금까지 역사에 저지른 과오를 반성하고 암매장 장소를 발굴하는데 앞장을 서야 하며 시민들 역시 피해 의식에서 과감히 벋어나 광주 문제가 올바르게 규명되고 피해 상황이 정확히 파악될 수 있도록 모든 정보 제공과 증언에 앞장서야 한다.

12일 교도소의 암매장 장소를 공개하고 스스로 삽자루를 잡은 80년 당시 공수 부대원이 이었던 이상래씨나 녹동 마을의 사체를 발견, 신고한 윤영길씨, 주남마을의 신고자 임희주씨등과 같이 용감한 시민들이 앞장을 설 때 왜 찔렀고 왜 쏘았으며 트럭에 싣고 어디에 갔는지가 정확히 밝혀질 수 있다.

넷째, 광주에서의 학살 현장 조사나 암매장 장소에 대한 발굴 작업은 비단 평민당에 국한된 문제나 역할이 아니라 이 시대 모든 정치인들의 사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소수의 평민당 의원들과 광주 전남 지역의 재야 단체들의 미약한 움직임에 의해서 겨우겨우 움직여 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는 대다수 광주 전남 민중들과 전국민의 5공 비리 광주 학살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단 염원에 크게 모자라는 것임을 크게 각성해야 한다

정치의 장에서나 거리에서 광주 진상 규명을 주장하고 학살 자 처단을 목청껏 외치기 전에 직접 발굴 현장에 참여하여 모든 국민의 가성과 관심을 촉구하고 역사에 대한 반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더 이상 광주 문제에 대해서 바람이나 잡는 정치인이나 운동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암매장 발굴 현장을 지켜보면서 80년 암매장 당한 것은 비단 광주 시민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도덕, 인권, 정의가 함께 암매장 당했으며 따라서 암매장 시신의 발굴에 그 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영원히 간직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도덕에 대한 중요성, 인권에 대한 가치와 정의에 대한 실천력의 발굴이라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진정으로 암매장 구덩이에 묻혀야 할 것은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