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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5-30

[월간지 관련기사] 불타는 MBC와 양아치. 부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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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MBC와 양아치. 부랑아



광주 학살 진상 규명의 목소리가 해를 넘겨 드높아 가고 있을 때 광주 시청은 광주 항쟁 관련 피해 추가 신고자 102명중 겨우17명만을 피해자로 인정한다고 발표해 광주 시민을 분노케 만들었다. 9년 해가 뜨고 지도록 생사를 모르는 자식과 부모들을 기다린 5.18광주 민중 항쟁 행방 불명 가족 회 회원들은 광주 시청의 반역사적 작태에 분노하며 그 사유를 듣고자 시청으로 갔으나 되돌아온 것은 9년 전 자식과 형제들을 어디론가 끌고 갔던 푸른 제복들의 폭행뿐이었다.

「내 자식은 어디에 있을까? 죽었다면 뼈라도 찾아서 묻어 줘야 쓰겄 는디…그래야 두 다리 뻗고 나도 죽을 수 있겄 는디…! 이놈들! 전두환이, 노태우 놈아 내 자식 내놔라」

폭력. 살인 정권의 하부 기관 광주 시청으로부터 내쫓긴 행방 불 명자 가족들이 국민 운동 전남 본부 사무실에서 농성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관제. 앵무새 언론의 기자들이 하나 둘 찾아 들었다.

1월 6일 오후 3시쯤 농성 장에 찾아온 MBC카메라 기자는 국민운동본부 관계자와 얘기하던 중 대뜸 「광주 사태 때MBC 방송국에 불지른 놈들은 모두 양아치. 부랑아들이 아니었소!」락 못을 박았다. 말의 파편이 튀고 분노한 목소리가 뒤따랐다.

「뭐라고요! 그러면 당신들은 뭘 했소? 광주 시내 한복판에서 , 특히 MBC방송국 유리 창 너머로 피 비린내나는 살육전이 벌어지는데 관제 언론들이 한 짓거리는 팝송이나 틀고 미스코리아 선발대 회나 방송하고…

「뭐라고요! 그러면 당신들은 뭘 했소? 광주 시내 한복판에서, 특히 MBC방송국 유리창 너머로 피 비린내나는 살육전이 벌어지는데 관제 언론들이 한 짓거리는 팝송이나 틀고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나 방송하고…」

「나는 영상 부문 담당이라 잘 모르는 일입니다!」

「당신은 언론인이 아니요! 양아치 부랑아보다 못된 사람이구먼! 또 한번 화염병에 맞아야 정신 차리겠어…」

끝끝내 MBC카메라 기자는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침을 튀기며 광주 민중 항쟁을 난도질하고 5월 연령들을 다시 죽이고 있었다. 옆에서는 양아치. 부랑아들이라 불러도 좋으니 제발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9년을 하루처럼 기다려 온 늙고 지친 얼굴들이 파란 힘줄이 불거지도록 두 주먹을 쥔 채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

영상만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그 카메라 기자의 눈에는 살육전과 9년여의 쓰라림이 그냥 카메라 렌즈 속에 비치는 정물로만 보였을까? 역사적 진실을 보지 못하는 언론인을 보면서 불현듯 80년 5월 27일 도청에서 결사 항전을 하다가 장렬하게 산화해 간 구두닦이 박용준 열사를 떠올리고 역사의 부랑아는 과연 누구인가를 묻고 싶다.